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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성교육 '스토리 있는 성 이야기'

작성자
여성신문 보도
작성일
201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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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447
내용
아이를 위한 성교육
엄마 아빠 연애부터 결혼까지 ‘스토리 있는 성 이야기’ 들려주세요
만6∼7세 아이에 정확한 성기 명칭 가르쳐야
유치원 가기 전 성교육… 그림책도 좋은 교재

▲ 16일 서울 송파청소년성문화센터 내 세이섹슈얼리티체험관에서 평화초교 1학년생들이 몸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홍효식 / 여성신문 사진기자 yesphoto@womennews.co.kr
학부모 윤모(35·경기 과천시)씨는 얼마 전 남자아이들과 방에서 놀던 초등 3년생 아들만 떠올리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남자아이 한 명은 숨이 깜빡 넘어가듯 소리를 지르고 두 명은 웃어대길래 방문을 열었더니 이른바 ‘딸딸이’라는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 윤씨가 “아들에게 ‘뭐하는 거야’고 소리쳤더니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렇게 논다’며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더라”며 “아이 성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자녀 성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성교제를 시작하는 연령이 낮아졌고, 자위행위를 하거나 ‘야동’을 보는 초등 고학년생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요즘 부모들도 여전히 자녀가 연애하고 스킨십도 하는 성적 주체가 아닌 무성적인 존재로 여긴다. 아이를 성적 주체로 바라보는 데서 성교육이 시작된다”고 조언한다.

건강한 성교육을 하고 싶으면 부모의 성 가치관부터 돌아봐야 한다. 부모의 고정관념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녀에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성에 대해 물어올 때 무조건 감추는 식은 곤란하다. 유은숙 송파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아이가 ‘엄마, 성관계가 뭐야’라고 물었을 때 얼굴이 빨개져선 ‘크면 저절로 알게 돼’라고 답하는 엄마들이 있다. 아이가 궁금해하면 쉬운 언어로 솔직하게 성지식을 알려줘야 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야 바른 성 가치관을 갖는다. 요즘 많이 나와 있는 성교육 동화책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혜선 서울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장은 “엄마가 해답을 정확히 몰라도 자녀에게 ‘네 질문은 의미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쯤이 성교육의 적기라고 말한다. 유치원 가기 전이 바람직하다. 부모가 미리 자녀 성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성교육은 몸의 구조부터 임신·출산, 성폭력, 양성평등교육, 관계 맺기와 소통, 가족과 돌봄까지 포함한다. 엄마, 아빠의 연애부터 결혼까지 ‘스토리가 있는 성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권할 만하다.

만6∼7세 무렵 이후엔 성기의 정확한 명칭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이름으로 돌려 말하면 자칫 성기를 지칭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순우리말 사용이 부담스러우면 그냥 ‘성기’라고 부르거나 남자 성기는 ‘음경’, 여자 성기는 ‘음순’이라고 설명해준다. 성기 모양이나 남녀 차이를 더 설명할 땐 그림을 그려 알려주거나 성교육 그림책을 보며 가르쳐주면 된다.

유 센터장은 “초등 고학년 이상 자녀는 건강한 성 정체성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게임이나 음란물의 상업성을 알려줘야 모방 행동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성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월경, 몽정 같은 몸의 변화뿐 아니라 이성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알려줘야 한다. 성교육 전문 기관에서 미리 교육을 받으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들과 딸은 신체 구조가 다르고, 성장 과정도 다르다. 하지만 성별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상담 현장에서 아들이 성적 관심을 보이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지만 딸이 호기심이 많거나 자위를 하면 당황하는 부모를 종종 만난다”며 “지나친 걱정이나 구분 짓기는 자연스러운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들 성교육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는 능력과 의사소통 기술을 가르쳐줄 필요는 있다.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경우 자녀가 알아챌 정도로만 말해둔다.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있을 수 있어. 그땐 문을 잠가도 괜찮아.” “네가 쓴 물건은 휴지통에 잘 넣었으면 좋겠어.” 이 정도가 바람직하다. 음란물을 본 자녀에겐 “어저께 네가 뭔가 보는 것 같던데 유익했니?”라고 물어본다. 아이들은 대부분 “불쾌했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땐 “19금 영상물을 네가 보면 불편해질 수 있어. 아직 볼 때가 아니야”라고 설명한다.

요즘은 외모 차별이나 왕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는 연습,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돕고 공감하는 훈련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는 우선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 다그치거나 비난하기보다 차근차근 들어주면서 상태를 파악하고 분노와 고통, 공포 같은 감정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말해준다.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줘야 한다. 또 부모의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부모와 가족이 피해 아이의 고통을 공감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때 치유와 회복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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